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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대 인문/사회 정시 합격 216명(44.44%) 이과생.. 자유전공 94.59% ‘최고’ 심리
  • 등록일
    2022.02.14
  •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022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에 최초 합격한 이과생이 44.44%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합격자 486명 중 216명은 수학에서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다. 서울대가 정시 지원 시 제2외국어/한문 필수 응시 조건을 붙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특히 이과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자유전공학부로 94.59%다. 합격자 대부분을 이과생이 ‘싹쓸이’한 셈이다.


    다른 모집단위도 상황은 비슷하다. 94.59%의 자전에 이어, 심리 88.89%, 간호 84.21%, 의류 77.78%, 지리교육 71.43%로 톱5다. 이어 영어교육 62.5%, 아동가족 57.14%, 지리와 국어교육 각 50%, 체육교육 48% 순으로 톱10이다.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이과생이 교차지원을 통해 상위권 대학 인문계에 대거 지원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왔지만 서울대 교차지원 합격자 규모가 실제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은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2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문/이과 교차 지원이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합격자’ 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11일 발표했다. 해당 자료는 문과 교차지원이 가능한 학과만을 산정한 것으로 간호대학 역시 수학 확률과통계와 탐구 사탐을 선택한 문과생도 지원 가능했다. 자유전공학부도 동일한 응시자격이지만 제2외국어/한문 없이 지원가능한 특징이 있다.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2수능에서 상대적으로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은 이과생이 인문계에 교차지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실제 합격으로도 이어졌다. 11일 진학사가 발표한 ‘정시 합격예측 및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 자체분석 결과’ 자료를 보면, 2022수능에서 서울대 인문계에 교차지원한 이과생은 28.07%로 나타났다. 지난해 0%와 비교하면 상당한 결과다. 게다가 실제 서울대 이과생 합격 비중이 44%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유불리로 인해 올해 상당한 문과 재수생이 양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교육부가 올해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도입하면서 ‘문이과에 따른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사실상의 대입 정책 실패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 교육전문가는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온전히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구조적인 문제’다.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은 물론, 공통과목 선택과목 간 난이도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3대입에서도 문이과 유불리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이와 같은 흐름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2정시에서 서울대 인문사회계에 최초 합격한 이과생이 44.44%나 된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 인문계 이과생 점령, 자전 94.59% ‘최고’ 심리 간호 톱3>  

    서울대 2022학년 정시 모집 일반전형 모집단위 중 문이과 교차지원이 가능한 인문/사회/예체능계 최초 합격자를 살펴보면, 486명 가운데 수능 수학 선택 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했던 이과생이 216명(44.44%)이나 된다.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2수능에서 통상 수학에서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면 이과,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면 문과로 분류된다.

    모집단위별로 살펴보면 자유전공학부가 합격자 중 이과생 비율이 94.59%로 가장 높다. 모집인원 37명 중 35명이 이과생이다. 이어 이과생 비율이 80% 이상인 곳도 2개 모집단위다. 심리학과의 경우 9명 중 8명이 이과생으로 88.89%다. 간호대학 역시 84.21%로 19명 중 16명이 이과생이다. 이어 의류학과 77.78%(전체 9명/이과생 7명), 지리교육과 71.43%(7명/5명) 순으로 톱5다. 다른 모집단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어교육과 62.5%(8명/5명), 아동가족학전공 57.14%(7명/4명), 지리학과 50%(8명/4명)와 국어교육과 50%(10명/5명) 순으로 50%를 넘겼다.

    인문계 최고 선호 모집단위인 경제학부와 경영대학도 이과생이 점령한 모습이다. 40% 이상인 모집단위는 체육교육과 48%(25명/12명), 농경제사회학부 46.15%(13명/6명), 소비자학전공 45.45%(11명/5명), 인문계열 44.3%(79명/35명), 경제학부 44%(50명/22명), 경영대학 43.1%(58명/25명) 순이다.

    이어 동양화과 37.5%(8명/3명), 사회복지학과 33.33%(6명/2명)와 역사교육과 33.33%(6명/2명), 언론정보학과 28.57%(7명/2명), 윤리교육과 20%(5명/1명), 정치외교학부 16%(25명/4명), 공예과 14.29%(14명/2명), 성악과 11.54%(26명/3명), 사회학과 10%(10명/1명), 디자인과 8.7%(23명/2명) 순으로 이과생 합격 비중이 높다. 

    이과생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곳은 사회교육과가 유일하다. 

    <서울대 인문계 교차지원 이과생 28.07%.. 통합형 수능 구조적 유불리 영향>
    10일 발표된 진학사의 ‘정시 합격예측 및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데이터 자체분석 결과’ 자료를 보면, 2022수능에서 서울대 인문계에 교차지원한 이과 수험생은 28.07%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이과생이 교차지원을 통해 상위권 대학 인문계에 대거 지원하고 실제 합격은 그보다 높은 44%로 나타나면서 현장에 충격을 안겼다. 

    분석결과를 보면 ‘진학사 점수공개 서비스’ 이용자 기준 서울대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한 수험생 중 28.07%는 과탐을 응시한 이과 수험생이다. 전년인 2021학년엔 0%였다. 진학사 점수공개 서비스는 수험생들이 실제로 지원한 대학을 등록하고 지원 통계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서울대가 정시 지원에서 제2외국어/한문 필수 응시를 조건으로 붙인 걸 감안하면 이미 수능 전, 길게는 3월학평 때부터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울대 인문계를 제외하고는 정시에서 제2외국어/한문을 반영하는 대학이 거의 없다”며 “이 수험생들은 수능 응시 때부터 서울대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외국어/한문 필수 응시 조건이 없는 연세대와 고려대를 비교하면 이과생 비중은 더욱 커진다. 연대 고대 전체 인문계 지원자 중 절반은 이과생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대의 인문계 모집단위 지원자 중 과탐 응시자 비율은 2021학년 0.64%에 불과했으나, 2022학년에 48.84%로 급증했다. 고대는 과탐 응시자 비율이 2021학년 0.13%에서 2022학년 42.11%로 뛰었다. 실제 합격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과생의 상위대학 인문계 교차 합격 가능성을 90%로 내다보고 있다. 

    이과생의 서울대 인문계 교차지원은 실제 합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2학년도 정시 자연계에서 인문계 교차지원 합격사례’ 자료를 보면 국/수/탐(2과목) 백분위 300점 기준 291.0점을 받은 한 이과생은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와 고대 데이터과학부에 모두 합격했다. 이과 지원 시 고대 데이터과학부가 합격선이었지만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도 동시에 합격한 것이다. 지원 가능 점수는 종로학원이 2022학년 수험생 데이터와 2021학년까지 합격자 자료, 대학이 공식 발표한 2021학년 합격자 점수 등을 토대로 추산했다. 

    연대 고대 등 합격 사례도 이어졌다. 이과 지원 시 서울시립대 컴퓨터과학부, 건국대 스마트ICT융합공학에 지원 가능권인 382.5점의 한 학생은 고대 통계학과에 합격했다. 이외에도 △고대 통계학과(282.5점)←시립대 컴퓨터과학부, 건대 스마트ICT융합공학 △연대 신학과(281점)←경희대 수학, 중앙대 자연과학 △연대 경영학과(280점)←경희대 물리, 건대 컴퓨터공학 △고대 서어서문학과(279.5점)←동국대 수학교육과, 시립대 생명과학 △연대 중어중문학과(277점)←건대 화학, 홍익대 실내건축 △연대 사회학과(272.5점)←숭실대 전기공학부, 세종대 컴퓨터 공학 △연대 국어국문학과(269.5점)←숭실대 건축, 서울과기대 화공생명공학 △연대 경제학부(269.5점)←숭실대 건축, 서울과기대 화공생명공학 등의 합격 사례가 이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에서 문과 교차지원 시 합격 대학 수준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활용, 실제 상당수 이과생이 교차지원하고 정시 1차 합격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통합수능 2년 차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치로 드러난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 ‘손 놓은 교육당국’>
    교육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이과생의 교차지원 현상에 대해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고 입을 모은다. 첫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진 2022수능은 이미 3월학평과 4월학평부터 유불리 논란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인 문제는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당국발 인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모의고사의 첫 단추였던 3월학평 당시 교육업계에선 수학 선택과목 간 유불리에 더해 영어 간접연계 100% 출제 영향으로 인문계의 수시 수능최저 충족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고, 인문계 대상으로 수능최저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평가원은 점수 조정 방식을 통해 유불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데다, 선택과목별 세부통계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깜깜이 정시’를 자초했다. 게다가 2022수능은 ‘역대급 불수능’ ‘깜깜이 수능’ ‘출제오류’ 등 역대급 최악의 수능으로 평가됐지만 아직까지도 교육부의 차원에서의 사과나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문제 개선에 대한 의지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이미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는 앞서 3월부터 교육현장에서 꾸준히 지적해 온 문제인 만큼 교육부는 쉽게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도 통합형 수능이 치러지는 만큼 ‘깜깜이 입시’가 재현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수능에 대한 학습효과로 자연계 교차지원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 켠에서는 올해 탈락한 인문계 학생의 재수와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학과에 상향 지원한 자연계 학생들의 반수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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