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입시전문가가 제시하는 대입 입시 뉴스입니다.
<교차지원 현실화.. 9개교 모두 인문 경쟁률 ´상승´>
대학별로 살펴봐도 9개교 모두 전년 대비 인문 경쟁률이 상승했다. 특히 고대 성대의 2개교는 2021정시에서 자연계 경쟁률이 더 높았지만, 올해 정시에서는 인문계 경쟁률이 크게 오르며 자연계 경쟁률을 앞질렀다. 통상 자연계 경쟁률이 더 높게 형성돼 온 대학들이라는 점에서 전년 대비 교차지원한 학생이 많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고대는 지난해 자연 3.76대1(497명/1869명), 인문 3.56대1(364명/1295명)에서 올해 인문 3.89대1(807명/3142명), 자연 3.46대1(807명/2788명)로 인문이 자연 경쟁률을 크게 앞지르며 역전한 모습을 보였다. 인문/자연 동일하게 807명씩 모집한 가운데, 인문 지원자가 354명 더 많았다. 고려대의 경우 인문 모집단위에도 국어35.7%+수학35.7%+탐구28.6%로 수학에 높은 비중을 반영한다.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 자연계 모집단위와 달리, 인문은 수학 필수 영역을 미지정하고 있어 상경계를 중심으로 교차지원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대 서강대 연대 경대 이대 한대의 6개교 역시 전년 대비 인문 경쟁률이 상승했다. 특히 서강대의 경우 올해 인문 경쟁률이 5.12대1로 자연 경쟁률 5.69대1보다는 낮았지만, 전년 3.89대1에 비해 인문계 경쟁률이 1.23%p 큰 폭 오른 모습을 보였다. 서강대의 경우 인문/자연 모두 국어36.7%+수학43.3%+탐20%로 수학을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고 있어 자연계 학생들의 교차지원이 유리한 구조다. 자연계 모집단위의 경우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필수로 응시해야 하지만, 인문의 경우 수학 필수 지정영역이 없어 미적분 또는 기하에서 높은 점수를 선점한 자연계 학생들이 대거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서강대 인문 경쟁률이 상승한 데에는 모집인원 자체가 확대된 영향도 있겠지만, 인문 모집단위 역시 수학을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자연계 학생들의 유입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2022정시에서 중대는 인문이 14.93대1(453명/6763명), 자연이 11.13대1(369명/7113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대는 인문 4.25대1(840명/3571명), 자연이 5대1(648명/3242명)이다. 경희대는 인문 4.81대1(759명/3650명), 자연 4.85대1(902명/4374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양대는 인문 4.6대1(420명/1932명), 자연 4.63대1(696명/3219명)이다.
이화여대는 인문이 4.32대1(340명/1469명), 자연이 4.41대1(442명/1949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1정시에서는 인문이 3.52대1(343명/1207명), 자연이 3.01대1(367명/1103명)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문/자연 모두 경쟁률이 올랐지만, 다른 대학들과 달리 자연의 상승 폭이 훨씬 컸던 모습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대는 교차지원의 여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종로학원 오종운 평가이사는 "상위권 여학생 중 자연계 응시생 비율이 남학생보다 적은 점, 남녀공학 대학 등 다른 대학으로의 교차 지원 선택지가 많은 점 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모의지원 결과 ‘교차지원’ 26.4%.. ‘전년 3배 증가’>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지원은 이미 정시 원서접수 이전부터 구체화되며 우려를 낳았다. 유웨이가 자체적으로 수험생 모의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 추정 학생의 26.4%가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 수능 성적이 발표된 12월10일부터 나흘간 모의지원 서비스에 성적을 입력한 수험생 중 수학 미적분/기하와 과탐을 선택한 약 1만2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동일 기간 자연계 학생의 8.93%만이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의사를 밝힌 것과 비교해 3배 증가한 수치다.
교차지원을 염두에 둔 학생들은 주로 수학 반영비율이 높은 상경계열이나 매년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교육 관련 모집단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지원을 희망하는 수험 중 17.45%가 경영학과 교차지원을 희망했다. 교육계열 모집단위도 13.91%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경제(7.8%) 행정(4.42%) 미디어(3.42%) 디자인(3.31%) 융합(3.21%) 간호(3.11%) 글로벌(3.07%) 문화(2.1%) 자율(1.93%) 인문(1.77%) 통계(1.23%) 한의(1.21%) 복지(1.21%) 관광(1.11%) 순이다. 지난해에는 교육(14.2%) 경영(13.8%) 행정(6.07%) 경제(4.99%) 순이었다.
자연계 학생들이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향지원 가능성에 있다. 교차지원 시 대학이 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성학원 자료 기준 표준점수 397점으로 합격이 예상되는 자연계 모집단위는 서강대 기계공/전자공, 성균관대 수학교육/자연과학계열 등이지만, 동일 점수 인문계 모집단위는 연세대 언론홍보영상/정치외교, 고려대 행정/자유전공학부 등이다. 자연계 학생들은 상위대학 인문 최상위 모집단위에 진학한 후, 추후 이과 모집단위를 복수전공하는 식의 전략을 꾀해 볼 수 있다. 종로학원 자료 기준으로는 표점 396점으로 합격이 예상되는 자연계 모집단위는 서울시립대 수학과, 이화여대 인공지능전공 등이지만, 동일 점수 인문계 모집단위는 고려대 영어교육과, 연세대 교육학부 등이다. 교차지원 시 대학이 바뀌는 셈이다. 대학 평판을 중요시하는 수험생의 경우 보다 인지도 높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교차지원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교차지원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는 정시 전형이 모두 종료된 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교차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도 막상 교차지원을 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인문계 모집단위 지원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신의 점수대로 합격 가능하다는 이유로 무작정 교차지원할 경우,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로 애를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탐구 과목에서의 유불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마다 변환표준점수를 설정, 자연계 수험생이 크게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함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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