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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전공 중도탈락 ‘2배’ 넘었다.. ´정시 중심 무전공이 자퇴 확대 부추겨´
  • 등록일
    2024.09.03
  • ´정시확대, 의대확대 맞물려 중도이탈 폭등할 듯´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지난해 서울 상위대학 무전공 학과의 중도탈락률이 일반학과 보다 평균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전공 학과에서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의 비율이 더 많은 셈이다. 문제는 올해부터 무전공 선발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중도탈락자 역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량평가 중심의 입시 구조에 대규모 의대 증원까지 확정된 상황에 무전공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반수나 재수생을 양산하는 거대한 메카니즘이 형성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전공의 중도탈락이 높은 이유는 애초 정량적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공 적합성이나 전공에 대한 관심도 등을 토대로 입학하는 일반학과에 비해 학과에 대한 소속감이나 애정이 부족한 영향이 크기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특히 정시로 선발한 무전공 학과에서 중도탈락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대표적으로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의 경우 중도탈락률이 22.49%로 전체 학과의 평균 2.45% 보다 10배 가량 높았고, 인하대 자유전공학부는 8.57%로 전체 학과 2.94%보다 3배 가량 높았다. 둘 모두 정시로만 100% 선발한 모집단위다. 

     

    내년에는 더욱 폭발적으로 중도탈락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유는 확대되는 무전공의 주요 선발전형이 정시라는 점이다. 올해 상위15개대 중 자유전공 형식의 유형1 무전공을 모집하는 곳은 13개교로 지난해 7개교보다 5개교 늘어났고, 모집인원은 1000명 이내에서 3260명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 중 정시 선발인원이 55.4%로 가장 비중이 높고, 학종은 21.7%, 교과는 15.9%, 논술은 7%에 그친다. 한 교육전문가는 “수시와 달리 정시는 일단 높은 점수를 받아 점수에 맞춰 대학을 정하는 경향이 크다. 이 학생들은 아직 전공조차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수능을 보면서 점수로 대학 간판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인식이 입학 후에도 강하게 작용한다. 전공에 대한 애정은 없고, 정량적 점수에 대한 생각만 남은 상황에서 중도탈락 확대는 불보듯 뻔한 결과”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서울 상위대학 무전공학과의 중도탈락률이 일반학과 보다 평균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위15개대 무전공(유형1) 중도탈락률 6.91%.. 일반학과 3.1%>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올해 8월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한 대학알리미 자료 ‘중도탈락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무전공 학과의 중도탈락률이 각 대학 평균보다 평균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 지난해인 2023학년 자유전공 형식의 유형1 무전공을 운영한 7개교(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인하대 한국외대)가 기준이다. 7개교의 유형1 무전공 중도탈락률은 평균 6.91%로 전체 학과 평균 3.1%를 크게 웃돌았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이 22.49%로 가장 높았다. 재적학생 378명 중 81명이 자퇴를 선택했다. 이대 전체 중도탈락률은 서울 상위대학에서도 낮은 편인 2.45%에 그쳤으나 무전공 학과가 유독 자퇴가 많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또다른 무전공 학과인 자유전공의 중도탈락률도 6.25%로 전체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재적학생 48명 중 3명이 자퇴했다. 

     

    인하대 자유전공융합학부도 8.57%로 전체 평균 2.94%를 크게 상회했다. 재적학생 70명 가운데 6명이 자퇴를 했다. 서울시립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재적학생 36명 중 3명이 아예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중도탈락률이 8.33%로 집계됐다. 전체 학과의 평균 중도탈락률은 2.87%다.  한국외대 글로벌캠에서 모집한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자연계열이 7.69%, 인문계열이 4.04%였다. 전체 평균 4.55%와 비교해 자연계열은 더 높았고, 인문계열은 오히려 낮았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는 6.81%였다. 전체 평균 3.2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재적학생 191명 중 11명이 자퇴, 미등록과 미복학이 각 1명씩 있었다. 경희대 서울캠에서 모집했던 자율전공학부의 경우 중도탈락률이 4.83%로 전체 평균 3.29%보다 높았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1.5%로 전체 평균 2.03%보다 낮았다. 

     

    무전공의 중도탈락은 전년과 비교해 대체적으로 확대됐다. 이대 호크마교양대학의 2022학년 중도탈락률은 16.03%였으나 2023학년에는 22.49%로 1년새 6.46%p 늘었고, 자유전공 역시 2.27%에서 6.25%로 3.98%p가 증가했다. 고대 자유전공학부는 5.84%에서 6.81%로, 시립대 자유전공학부도 4.55%에서 8.33%로 증가폭이 크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만 1.82%에서 1.5%로 감소했다. 

     

    <2025 중도탈락 확대되나.. 반수생 폭증 전망>

     

    대학에서 학적 포기는 반수를 위한 통로로 인식된다. 중도탈락 사유는 자퇴, 미복학, 미등록, 학사경고, 재학연한 초과 등이 있지만 자퇴로 인한 중도탈락이 80%에 달할만큼 압도적이다. 그만큼 반수 후 타 대학에 진학하면서 자퇴를 택한 학생이 많다는 의미다. 

     

    재학생의 반수 도전이 활발해지면서 상위 15개대의 중도탈락은 최근 6년째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2017년 2.28%, 2018년 2.31%, 2019년 2.53%, 2020년 2.8%, 2021년 3.08%, 2022년 3.19%, 2023년 3.28%의 추이다. 특히 최상위권인 SKY에서의 중도탈락은 의대를 노린 이탈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대와 연대의 경우 최고 선호 대학인 서울대로 진학하려는 인원도 일부 포함된다. 다만 서울대에서도 발생하는 중도탈락은 의대 도전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올해부턴 중도탈락이 더욱 확대될 여지가 많다. 먼저 의대 정원이 대폭 확대되면서 너도나도 의대입시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증원으로 예상 합격선이 연쇄적으로 하락하면서 SKY 학과들 중 상당수가 의대 합격권에 들어오게 되는 상황, 최상위권에서도 의대 진학을 겨냥해 반수나 재수를 고민하는 경우가 당분간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무전공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자연계뿐 아니라 인문계 역시도 대학 간판을 바꾸기 위한 반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공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성적 순으로 결정하게 된다면, 원하는 전공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의 중도이탈 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다. 이미 입시커뮤니티에서도 ‘무학과 반수해서 무학과 다시 가기’ ‘무한무학과’ 등의 반응이 쏟아진다. 되레 전공에 대한 고민 없이 들어와 소속감 약화 등의 이유도 중도이탈 확대에 한몫할 것이라고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시 중심의 현 입시구조 또한 반수를 부추기는 강력한 요인이라고 본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 특성상 반수생들의 주요 대입 통로는 단연 정시 수능전형이며, 최근 정시가 확대된 상황인 만큼 무한 재도전이 쉬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가에 따르면 휴학/자퇴 비율은 정시 합격생을 중심으로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서울대를 예시로 2023년 기준 전형별 자퇴비율을 살펴보면 수시는 지균이 6.6%(자퇴 37명/정원 562명), 일반이 7.2%(101명/1408명)이지만 정시는 일반이 14.4%(174명/1209명)로 수시 지균의 2배를 웃돌았다. 정시 지균 역시 9.6%(13명/136명)로 수시보다 높은 자퇴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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