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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쏠림 비상’ 2023 서울대 자퇴생 366명 ‘10년래 최다’.. 자연계 75.1%
  • 등록일
    2024.06.13
  • 자퇴생 1학년 비중 50.3% → 79.2% ´급증´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지난해 서울대 자퇴생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 서울대 자퇴생은 366명에 달했다. 10년 중 가장 자퇴생이 적었던 2015학년 158명과 비교하면 2.3배가 증가한 규모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국내 최고 대학으로 여겨지는 서울대 특성상 자퇴생의 상당수는 의대 진학을 겨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자퇴생 가운데 자연계의 비중이 75.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1학년의 자퇴가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만 살펴봐도 2019년 97명이던 1학년 자퇴생 수는 2023학년 290명으로 약 3배 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체 자퇴생 중 비율로 따져도 50.3%에서 79.2%로 증가폭이 가파르다. 2023학년 기준 공대 자퇴생이 87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생대에서도 51명이 자퇴했다. 자연과학대 24명까지 합하면 이공계 핵심 학과 자퇴생은 총 162명. 1학년 전체 자퇴생의 79.2%를 차지한다. 통합수능 이후 자연계의 인문학과 교차지원이 많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문계 자퇴생 중에서도 의대 진학을 노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대생의 자퇴 증가를 두고 의대 쏠림과 왜곡된 대입지형이 맞물린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반복학습이 유리한 수능 특성상 반수생들의 주요 대입 통로는 단연 정시이며, 최근 정시가 확대된 상황인 만큼 무한 재도전이 쉬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가에 따르면 휴학/자퇴 비율은 정시 합격생을 중심으로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서울대에 입학할 만큼 우수한 학생들이 대입에 매몰되며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도 사회적 낭비이며, 본래부터 의대가 아닌 서울대에 뜻이 있던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도 악재”라고 말했다. 

     

    올해는 의대증원이 확정되면서 서울대 자퇴생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준석 의원은 “정부의 입시정책 혼선에 따라 올해 2학기 자퇴생은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윤 대통령의 의대증원과 관련된 두서없는 정책발표가 우수 이공계 인력 확보에 큰 장해요소로 동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자퇴는 2학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2024학년 서울대 자퇴는 1학기(6월11일 기준) 11명에 불과하지만, 휴학의 경우 신입생만 개강 첫 주부터 119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입생 2051명의 5.8%가 강의를 들어보지도 않고 휴학을 택한 것으로 곧바로 반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서울대 자퇴생이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대 제공

     

    <‘의대 블랙홀 발’ 서울대 자퇴 급증.. 2023 1학년 자퇴생 290명>

    국내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에서 자퇴가 급증하고 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인 2023학년 서울대 자퇴생은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학년 234명, 2015학년 158명, 2016학년 182명, 2017학년 163명, 2018학년 217명, 2019학년 193명, 2020학년 264명, 2021학년 330명, 2022학년 328명, 2023학년 366명의 추이다. ‘코로나19 학번’인 2020학년엔 반수가 용이해지면서 자퇴생이 전년 193명에서 264명으로 치솟았는데, 이후로도 증가 추세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학년별로 보면 1학년의 자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19학년 50.3%(1학년 자퇴생 97명/전체 자퇴생 193명), 2020학년 55.7%(147명/264명), 2021학년 59.4%(196명/330명), 2022학년 72.6%(238명/328명), 2023학년 79.2%(290명/366명)의 추이로 절대적 인원과 비중이 모두 가파르게 증가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으로 반수 문호가 열리면서 휴학과 자퇴를 통한 반수가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1학년1학기에도 최장 1년까지 휴학이 가능해 입학 후 바로 수능 재도전이 가능한 구조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까지 더해지며 쉬운 수능을 예상하고 반수를 택한 학생이 더 증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자퇴의 종착지는 상당수가 의대 또는 의학계열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서울대 자퇴생 중 80% 내외가 수학과 과학에 최상위권 실력을 갖고 있는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학년 기준으로는 공대를 포함한 자연계열 자퇴생이 275명으로 전체 336명의 75.1%를 차지했다. 자연계열로는 농업생명과학대학 사범대학(물리교육 생물교육 수학교육 지구과학교육 화학교육) 생활과학대학 수의과대학 약학대학 자연과학대학이 포함된다. 세부 전공별로는 공대 자퇴생이 1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농생대(전공 미배정) 49명, 간호학전공 19명, 생명과학전공 14명, 화학전공 10명, 식품영양학전공 9명, 생물교육전공 8명 순으로 많았다. 

     

    2022학년 역시 자연계열 자퇴생 비율이 83.2%였다. 전체 자퇴생이 328명이었는데 그 중 273명이 자연계 자퇴생이었다. 농생대 자퇴생이 91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대 자퇴생이 89명으로 뒤를 이었다. 세부 전공별로는 농생대(전공 미배정) 자퇴생이 55명, 생명과학전공 24명, 간호학전공 14명, 생물교육전공 10명 순이었다.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부터는 인문계 자퇴생 중에서도 의학계열 진학을 노린 경우가 늘었다. 수학에서 이과생에게 유리한 통합수능이 도입되면서 높은 표준 점수를 득한 이과생이 인문/사회계열로 교차 지원해두고 다시 의대에 도전하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통합수능 2년차에 접어든 2023학년에는 학습효과가 더해져 이과생의 인문계 교차지원이 대폭 확대됐고, 결과적으로 인문계의 자퇴가 덩달아 증가했다. 인문대학의 자퇴생은 2019학년 4명, 2020학년 8명, 2021학년 13명, 2022학년 15명에서 2023학년 25명으로 크게 늘었다. 사회과학대학 자퇴생 역시 2020학년 7명, 2021학년 9명, 2022학년 12명에서 2023학년 23명으로 증가했다. 

     

    <‘의대증원 확정’ 올해 역대급 자퇴 전망.. 1학기 자퇴생 11명>

    대규모 의대 증원이 최종 확정된 올해는 서울대 자퇴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학부인 서울대에서 발생하는 휴학/자퇴는 의대 진학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만큼 합격선 하락을 노린 반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학기 기준 2024학년 자퇴생은 11명이다. 자연과학대학에서 4명, 공대 사범대에서 각 2명, 간호대 인문대에서 각 1명이 자퇴했다. 서울대 의대에서 역시 1명이 자퇴했다. 서울대 의대 자퇴생의 경우 의대 외 다른 계열로 진로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퇴 신청은 통상 2학기에 집중된다. 휴학을 통해 올해 자퇴생의 규모를 짐작해보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올해 3월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 서울대 신입생 2051명 중 119명이 개강 첫 주부터 휴학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일 기준 신입생 2051명의 5.8%인 119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대학을 다니다가 상황 탓에 휴학을 하는 것이 아닌 수업을 들어보지도 않고 휴학을 택한 것이다.

     

    계열로 살펴봐도 신입생 휴학생 119명 중 자연계가 91명(76.5%)으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신설된 첨단융합학부에서도 17명이 휴학을 택했으며 약대도 4명, 수의대도 1명이 휴학을 택했다. 가장 많은 학생이 휴학한 단과대학은 농생대로 29명이 휴학을 택했다. 이어 공대가 26명으로 20명 이상이다. 이어 첨단융합학부 사범대 각 17명, 생활과학대 자연과학대 각 7명, 약대 자유전공 각 4명,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 각 2명, 수의대 음대 각 1명 순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도한 의대진학 열풍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질수록 이공계열 학과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해지기 때문이다. 자퇴/휴학생 증가의 문제는 서울대뿐 아니라 타 상위대학도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다. 실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비롯한 상위 대학, KAIST를 비롯한 이공계특성화대의 중도 탈락 비율 역시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도 하다. 한 전문가는 “정시 확대 방침과 통합 수능 시행이 맞물리면서 의대 문호가 대폭 열린 이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의대라면 재도전하겠다는 학생이 많다.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다년간 수능 준비에만 전념하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낭비다. 첨단 산업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이공계열 인재들을 과학 분야로 이끌 만한 매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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