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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학원 입시전문가가 제시하는 대입 입시 뉴스입니다.

2028대입개편 ‘정성평가’ 강화하나.. 대학가 ‘학종 중심 대입 운영 기대’
  • 등록일
    2023.07.28
  • ´돌출한 교권문제까지 힘 실어´ .. ´고교학점제로 교과전형 무력화 불가피´

     [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2028대입개편을 앞두고 이미 대학가는 개정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에 걸맞은 전형 논의와 준비에 한창이다. 가장 중점적인 내용은 수시 교과전형과 정시 수능전형 등 정량평가의 축소다. 성취평가제인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학생부 등급평가 위주 교과전형 운영이 불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진로/적성에 따른 학생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와 수능전형은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28대입개편안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로 학종 중심 전형개편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현 상황에서 최선으로 꼽히는 평가방식이 바로 정성평가에 있기 때문이다. 대입은 수시에서 학종 교과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와 정시 수능전형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교과목 상당수가 성취도로만 평가되는 상황 속 교과전형은 학생을 변별하기 어려워졌으며, 논술전형과 특기자는 사교육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수능은 킬러문항 논란과 더불어 사교육 카르텔로 공교육 현장을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결국 향후 대입은 학종과 정성평가의 확대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2028 대입정책자문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권오현 전 서울대 입학본부장 역시 학생부의 정성평가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권 전 본부장은 “서울대가 정시에 교과평가를 도입한 것처럼 교과 정성평가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학교교육이 대입과 일체화돼야 하며 이는 추진해 볼 만하다. 활동이 교실로 수렴되게끔 해야 한다. 이미 경희대 연세대가 평가항목을 조정하는 등 여러가지 사인이 나타나고 있다. 평가 중심이 학생부 정성평가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돌출한 교권과 공교육 황폐화 문제 역시 학종에 힘을 싣는다. 교사가 기재하는 학생부의 중요도가 높은 전형이기 때문. 최고 학부인 서울대 역시 학생부가 각각의 교사들이 작성한 엄정한 평가기준이라는 데 동의하고 학생부 기반 다방면 평가설계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학생부 기반 평가가 공정한 전문 평가 시스템이라는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교육전문가는 “학생부를 진정한 평가자료로 인정한다면 학생 학부모에게 비공개하는 것도 논의해야 할 논점이다. 학생부 자체를 작성자인 교사와 대학 간 인비친전(인사와 관련한 비밀사항에 대해 해당자에게만 밀봉해 전하는 형식)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고 제안했다.

    결국 2028대입개편 이후 중장기적인 교육은 교육현장 중심 정성평가와 수능 힘 빼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한은 가톨릭대 입학사정관은 “상대평가를 할 수 없는 구조에 있다 보니 시대 흐름 역시 절대평가로 변화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후 대학에서는 어떻게든 2,3학년 성취도 환산식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럼에도 기존처럼 순수한 의미의 교과전형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수험생 입장에서 합격예측이 어렵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작용한다. 김 사정관은 “정성평가가 도입되면 교과전형과 수능전형처럼 전년도 입결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시에서 어느 전형도 예측 불가능한 전형이 된다. 그럼 사교육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결국 수시 전형은 교과 정성평가처럼 학생부 정성평가 위주로 굴러가게 될 것이다. 논술전형과 특기자는 논술과 토론 위주 수업을 진행하는 IB에 흡수, 정시는 킬러문항 논란과 공교육 살리기 문제가 계속되면서 절대평가로 이어지는 방향이다. 결국 기존 정량평가를 확대했던 공정성 강화방안을 완벽히 해체하는 방식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유일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25고교학점제 본격 도입을 앞두고 대학에서는 그에 맞는 전형 논의가 한창이다. 주로 논의되고 있는 방향은 정량평가 전형에서의 정성평가 도입이다. 성취평가제가 도입됨에 따라 기존 등급 줄 세우기 식 평가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진=’미래교육을 위한 대입 발전방향 컨퍼런스 자료집’ 캡처

    <‘절대평가’ 성취평가제 도입.. ‘교과등급 위주 교과전형 타격’>

    성취평가제인 고교학점제의 도입으로 대학에서는 현 입시전형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2025년 본격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만큼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특히 성취평가제라는 고교학점제의 성적체계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성취평가제란 경쟁위주의 상대평가가 아닌 학생 개개인이 학교 자체적으로 정한 평가의 기준만 넘기면 학생 비율과 상관없이 모두 A등급을 부여할 수 있는 성격의 평가제도를 뜻한다. 고1에서 배우는 공통과목은 현행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점수 산출 방식인 석차 9등급으로 평가하고, 고2와 고3에서 배우는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융합선택과목은 ABCDE 성취도로 평가한다. 고1은 상대평가로, 고2와 고3은 절대평가로 평가하는 셈이다.

    교육현장에서는 학년에 따라 성적 산출 방식이 다른 고교학점제를 과연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대평가인 1학년 교과목 성적에 더 주목할 수도 있다고 전한다. 한 수도권 대학 입학사정관은 “우수학생 선점을 위해 정말 과감하게 1학년 성적만 보고 학생을 선발할 수도 있다. 여기에 수능최저를 적용해 최소한의 성적 컷만 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과목의 상당수가 석차등급 없이 성취도로만 산출될 경우 학생들을 변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점은 뚜렷하다. 실제로 진학사가 진학닷컴 내신 성적 입력자 13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성취평가제를 적용하고 있는 진로선택과목에 대해 학생들의 성취도 분포비율을 분석한 결과, 과목별로 A를 받는 학생들의 비율이 평균 53.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선택과목 안에서도 소위 주요 교과라 할 수 있는 기초교과(국어 수학 영어)와 탐구교과(사회 과학)로만 한정해도 50%에 가까운 학생들이 성취도 A를 획득했다.

    결국 고교학점제에 걸맞은 평가방식으로는 학생이 스스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한다는 점에서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에 힘이 실린다. 그 예로는 수시 교과전형에서의 학생부 정성평가 반영과 정시 수능전형에서의 교과평가 반영이다. 김한은 가톨릭대 입학사정관은 “사실상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교과등급 위주의 교과전형은 가능하지 않다. 대신 교과 성적과 정성평가를 합치거나, 고1만 정량평가로 보고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전했다.

    이미 올해 대입부터 교과전형에 학생부 서류평가를 진행하는 대학도 있다.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의 경우 고대와 동대가 2022학년에 서류평가를 반영했고 2023학년부터 건대와 경희대가 합류했다. 성대는 교과100%로 운영하지만 진로선택/전문교과과목에 대해서는 정성평가를 진행한다. 진로선택과목 성취도의 변별력이 없다는 판단과 더불어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 이후 확대되는 성취평가제 과목에 대한 평가를 미리 준비하고자 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교과 진로선택과목 반영을 확대한 대학도 늘어났다. 상위15개대의 경우 외대가 올해부터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면서 15개교 모두가 학생부 성적 반영 시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대입은 진로선택과목 등 이수과목 중요도가 증가하면서 학종 중심 정성평가가 강화될 전망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금도 고3 과정에서 등급 산출 과목이 적어 교과성적 정량평가 시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대학에서는 1학년보다 2,3학년 학업역량을 더 중시하기 마련인데 현재 3학년 성적으로는 학업 역량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이 문제가 더 확대될 것이므로 대학들이 정성평가 반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대학은 고교학점제에 가장 적합한 전형을 학종이라 평가하고 있다. 광운대 경기대 덕성여대 숭실대 아주대 5개교가 ‘선택형 교육과정 적용에 따른 학생부위주전형 평가 방안’을 주제로 공동연구한 ‘학생부위주전형 평가 가이드북’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대입선발은 정성평가 요소가 포함되는 학종이 가장 바람직하다. 특히 입시주체인 대학과 그 내부의 입학사정관들이 제시한 ‘이상적인 대입전형’이라고 의견을 모은 데 무게가 실린다. 평균 경력 13년 이상의 입학사정관들이 제시한 앞으로의 대입 방향성인 셈이다.

    특히 수시 교과전형뿐 아니라 정시 수능전형에서도 정성평가를 가미한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이미 2023학년 서울대뿐 아니라 2024학년 고대까지 정시 서류평가 반영에 합류하면서 고교현장과 대학 역시 정시 정성평가 확대세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게다가 연대 역시 2026정시부터 교과 이수를 반영해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 밝히면서 SKY 대학 모두 정량평가인 정시 수능전형에 정성평가 요소를 가미하게 되었다. 최상위권 대학인 SKY가 선제적으로 정시에 교과평가를 도입하게 되면서 다른 대학 역시 관련 논의에 한창이다. 한 인 서울 대학 입학사정관은 “서울대가 학종 중심 정성평가를 강조하면 다른 대학도 그 방향으로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현장에서는 서울대가 제시한 전형 설계 예시를 자신들 대학에 적용해보는 등 정성평가 중심 전형변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전형설계 모형 제시.. ‘학종 외 교과 수능 등 정량평가 모듈 ‘눈길’>
    각 대학 입학처에서도 중점을 두고 살피는 것은 바로 서울대의 입시 방향이다. 최고 학부이면서 학종 본산인 서울대가 꾸준한 공교육 현장과의 소통으로 제시한 입시의 방향성이라는 데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서울대는 1월10일 ‘미래교육을 위한 대입 발전방향 컨퍼런스’를 열고 17개 시도교육청 장학사와 거점국립대 입학사정관 등 300인의 교육전문가가 모여 대입의 방향성을 논의한 바 있다. 서울대는 학생부 평가요소를 모듈로 제시해 이를 활용한 전형설계 모형 예시까지 공개했다. 교육과정 개정과 성취평가제 도입 취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과목 이수 내용과 교과별 성취 수준을 고려한 학업 성취도를 고려했을 뿐 아니라, 성취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학업수행 역량의 우수성을 평가할 수 있는 학생부 평가 요소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서울대가 제시한 학생부 평가 모듈은 이수내역 성취도 학업수행 교과외 등급환산 등 5개다. △교과목 이수 내용(과목 이수 이력) △교과목 특성을 고려한 교과성취도 평가(모집단위 특성 반영) △교과 학업수행 역량평가(고교 학습활동 충실도) △학생부 교과 외 항목의 학교생활 평가 △교과성취도(등급)에 따른 환산점수 산출 등으로 구체화된다. 이를 조합해 대학이 자율성을 확보하고 모집단위에 따라 모듈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대가 제시한 전형 모형 설계 예시는 총 4가지다. 예시모형 A는 교과형이다. 교과성취도(등급) 환산점수에 교과 이수 내역을 확인해 평가하는 것이다. 기존 교과전형 형태의 전형방법을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학생부 교과성취도의 등급 기준 산출점수와 학생의 진로/적성에 따른 교과 선택 내용을 전형요소에 포함해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충실한 교과 이수를 유도한다. 특히 대학의 필요에 따라 수능 공통과목 등급을 기준으로 수능최저 설정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시모형 B는 수능형이다. 수능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등급 환산점수에 수능 선택과목 가산점을 더하고 교과 산출점수도 함께 반영하는 것이다. 수능 점수를 주 전형 요소로 활용하고자 할 때 적용 가능한 모형이다. 여기에 학생부 교과성취도의 등급점수를 전형요소로 활용해 학교생활 충실도까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서는 수능 과목 선택을 통한 전공 연계 학업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학생의 노력을 부상해 고교 생활과 대입의 연계성을 추구할 수 있다.

    예시모형 C는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모듈과 비슷한 수능 연계 교과형이다. 수능 공통등급과 선택 내역, 교과연계도와 더불어 학생부 이수내역과 성취도를 함께 살피는 전형이다. 교과성취도와 모집단위 연계 학업준비도를 주 선발 요소로 활용하는 식이다. 교과성취도 평가는 과목 수준, 수강 인원, 원점수, 평균, 성취도, 성취도별 학생 비율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이수한 교과목 선택 내역의 모집단위 전공 연계성을 반영하는 식이다. 여기에 수능 응시 결과까지 반영해 객관성을 확보하며 모집단위 연계 교과목 선택 이수 내역과 수능 선택과목 응시 내역도 함께 고려해 종합(정성)평가하는 서류평가 모형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선택과목 쏠림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2024학년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 모듈이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다. 1단계는 수능 점수와 응시영역 기준으로 평가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 결과와 학생부 교과 평가를 합산하는 식이다. 또는 여기에 면접과 구술고사를 추가하는 식이다.

    예시모형 D는 수능 연계 교과역량평가다. 공통과목 등급 기준과 수능 선택과목 응시 기준으로 지원자격을 설정하고 1단계에서 선택과목 구성을 고려한 수능 성취도와 학생부 교과학습 발달상황을 종합평가한다. 2단계에서는 주제 제시형 학생부 기반 면접을 실시한다. 이는 수능 결과를 교과 역량 평가에 반영한 모형으로 과목별 성취도뿐 아니라 전로/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 이수 내용, 과목별 학습활동에서 나타나는 주도적인 학업 역량 등을 평가할 수 있다. 고교 내 교과와 교과 외 학교생활 전반을 반영해 종합적인 역량 평가를 위해서는 학생부 교과외 모듈을 1단계에서 추가 적용할 수도 있다.

    결국 서울대 역시 학생부위주전형의 기본방향은 교과역량 중심의 학생부 평가체제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성취도뿐 아니라 선택중심 교육과정 특성을 반영해 학생이 선택한 분야의 능동적이고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중시하는 학업역량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업역량평가의 경우 모집단위 관련 기초 역량을 쌓기 위한 교과별 선택과목 이수 내역과 교과 성취도, 학업 수행 내용 등 학생의 자기주도성을 반영하는 평가가 안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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