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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반도체 계약학과 2023정시 입결 ‘상승’.. 2028대입개편 등 향후 상승세 유력
  • 등록일
    2023.06.13
  • 대학별 환산점수 ´의약계열 버금가는 정상권´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시된 반도체 계약학과의 2023정시 입결이 각 대학에서 의약계열을 제외한 전 모집단위 중 가장 높은 정상권을 유지한 데다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반도체 계약학과의 경우 자연계 모집단위 가운데서는 의대에 버금가는 최고 입결을 기록한 것은 물론 전년보다 입결이 상승하면서 그동안 의대 열풍으로 인한 최상위권의 외면이나 입결 하락의 우려를 상당 부분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 최종 등록자 기준 70%컷 수능 백분위 점수 평균을 살펴보면 서강대는 시스템반도체공이 95.33점으로 전 모집단위 중 가장 높고, 고려대는 반도체공이 97.67점으로 의대 바로 다음, 성균관대는 반도체시스템공이 96점으로 의예 약학에 이어 높은 입결을 기록했다. 한양대 반도체공은 70%컷 기준 95.25점으로 전 모집단위 중 네 번째로 높으나, 과탐Ⅱ 응시자에게 부여한 가산점을 합산한 대학별 환산점수는 의예 다음으로 점수가 높다. 연세대는 대학 환산점수만 공개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시스템반도체공의 최종 등록자 점수 분포가 치의예와 약학에 이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전년인 2022정시보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입결이 일제히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고대 반도체공은 2022정시 70%컷 백분위 평균이 96.47점이었는데, 2023정시에서는 동일 기준 97.67점으로 1.2점 올랐다. 성대는 2022정시 95.83점에서 2023정시 96점으로 0.17점 상승이다. 연대는 변환표준점수가 달라 전년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환산점수 기준으로 시스템반도체공의 입결이 의약계열을 제외한 전 모집단위 중 전년 6위에서 2023정시에 톱으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반도체 계약학과의 입결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입시관계자는 “지난해 수시/정시 경쟁률, 수시 이월률, 정시 입결 등 입시 지표를 살펴봤을 때 수험생 사이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는 분명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첨단 학과를 통한 인재 양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계약학과로 상위권 학생의 쏠림 현상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8대입개편에 실효성 있는 의대 쏠림 대책이 포함될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일각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가 2028대입에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025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300명에서 500명가량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 의대 쏠림이 더욱 심화되지 않는 데 교육부가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최근 2028대입제도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는 입장을 시사한 가운데 현재 논의 중인 안으로 논서술형 시험 도입, 수능 자격고사화, 정시 교과평가 도입 등이 있다. 한 전문가는 “정시 확대와 통합수능이 맞물리면서 N수생 증가, 대학 이탈 후 의대 재도전 등 의대 쏠림이 심화했다. 현행 대입제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의대 쏠림 심화는 이미 결정된 악재다. 다행히 최근 이주호 장관이 2028학년부터 대입제도를 전면 개편할 것으로 시사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행된다면 상위 학생들의 무자비하고 맹목적인 의대 쏠림은 수그러들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2023학년 최종 등록자 정시 입결을 분석해 보면, 의약계열 다음으로 각 대학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반도체 계약학과 운영 5개교 2023정시 입결 ‘자연계 최고’.. 이과 상위권 지원 집중>

    어디가에 공개된 2023정시 입결을 분석한 결과, 고대 성대 서강대 연대 한대 5개교의 반도체 계약학과의 입결이 각 대학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계열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위권 지원자가 가장 많이 분포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기업 채용보장, 장학금, 연구기회 등 다양한 특전이 상위권 학생을 유인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2023학년 반도체 계약학과 신입생을 모집한 대학은 KAIST와 포스텍까지 총 7개교이지만 KAIST는 정시 입결을 공개하지 않아 제외했다. 포스텍은 수시로만 신입생을 선발, 정시를 운영하지 않는다.

    고대는 최종 등록자 70%컷 수능 백분위 평균 기준 반도체공이 97.67점이다. 의대가 99.37점으로 가장 높고, 바로 다음이 반도체공이다. 이어 차세대통신 96.83점, 스마트모빌리티 96.67점, 컴퓨터 96.02점이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원조 격인 성대 반도체시스템공 역시 의약계열 다음으로 높은 입결을 기록했다. 최종 등록자 70%컷 수능 백분위 평균 기준 의예는 99.36점, 약학은 97.67점이며 반도체시스템공이 96점으로 뒤를 바짝 추격한다. 반도체시스템공에 이어 소프트웨어와 글로벌바이오메디컬이 각 95점이다. 

    2023학년 신설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은 단숨에 정시 입결 ‘톱’ 학과로 뛰어올라 눈길을 끈다. 의약계열이 없는 서강대의 경우 시스템반도체공이 전 모집단위 중 입결이 가장 높다. 최종 등록자 70%컷 수능 백분위 평균 기준 95.33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컴공 93점과도 2점 이상 차이가 난다. 컴공에 이어 전자공 92.83점, 화생공 92.67점, 인공지능 92.5점이다. 

    한대는 최종 등록자 기준 70%컷 수능 백분위 평균 기준, 자연계 중 컴퓨터소프트웨어에 이어 반도체공이 두 번째로 입결이 높다. 컴퓨터소프트웨어 96.33점, 반도체공 95.25점이다. 전 모집단위로 범위를 넓히면 의예가 99.5점으로 가장 높고, 컴퓨터소프트웨어에 이어 정보시스템(상경)이 96점으로 톱3에 자리한다. 다만 선택영역별 가산점을 합한 대학별 환산점수를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공이 의예 다음으로 급상승한다. 한대는 수능에서 과탐Ⅱ를 선택한 응시자에게 각 3%의 가산점을 부여했는데, 반도체공에 가산점을 받은 지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연대의 경우 대학별 환산점수 기준으로 시스템반도체공이 치의예 약학 등 의약계열 다음으로 입결이 높다. 1010점 만점에 치의예는 729.34점, 약학은 718.9점인데 시스템반도체공이 714.06점이다. 이어 전기전자공이 711.01점, 디스플레이융합공이 709.9점이다. 의예는 환산기준과 총점이 달라 집계에서 제외했다. 

    입결을 참고할 때는 대학별로 입결을 산출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동일한 백분위 기준이라고 하더라도 학교별 필수 선택과목 여부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어 비교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단순 지표만으로 대학을 비교하기보다 전반적인 지원 경향을 파악하는 수준으로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주호 장관 2028대입제도 전면 개편 시사.. 반도체 계약학과 ‘최대 수혜’ 입나>
    이주호 장관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2028대입부터 새로운 대입제도가 들어설 것이라 시사했다. 이 장관은 “2027학년까지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미세 조정만 가능했다”면서 “2028학년부터는 고교학점제로 공부한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이기에 거기에 부합하는 입시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장관의 스탠스에 교육계는 실효성 있는 의대 쏠림 대책을 통해 수험생의 인기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시 확대와 통합수능이 맞물리면서 N수생 증가, 대학 이탈 후 의대 재도전 등 의대 쏠림이 심화해왔는데, 현행 대입제도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의대 쏠림 심화는 이미 결정된 악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교육부까지 세 당사자가 2025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은 터라 의대 쏠림 대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이 장관이 2028학년부터 대입제도를 전면 개편할 것으로 시사하면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응하는 교육제도가 나올 가능성이 대두됐다. 

    교육계에서는 선다형 시험인 수능에 논서술형을 도입하는 방안과 수능 자격고사화 등이 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자격고사는 선발시험과 달리 절대평가로 치러지며, 일정 성적을 받으면 고졸/대입자격을 인정해주는 시험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가 대표적이다. 미국 역시 SAT와 ACT 등 대입시험으로 최소한의 대입자격을 확인한 뒤 대학에 따라 면접 에세이 추천서 내신 등을 반영해 합격자를 정한다. 특히 지난해 3월 이규민 평가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수능 출제 시스템 개선/개편을 준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동원 고대 총장 역시 “수능으로는 고교졸업과 대입자격만 확인하고 나머지 세부 전형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학에서는 최소한의 학업역량 확인을 위해 대학별 고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수능으로 대입자격을 확인한 뒤 대학별 논술 구술면접 등으로 우수 학생을 가리는 식이다. 이미 대학에서는 수시 학종과 교과전형의 통합, 정시 수능전형의 교과평가 도입 등 자구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가 찬밥 신세?.. 충원율로 선호도 가늠할 수 없어>
    첨단 학과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다수의 언론이 반도체 계약학과를 예로 들며 이과 우수 인재들에게 외면을 받으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로 활용하는 근거는 충원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충원율이 낮은 선호도를 증명하는 지표라고 해석하는 건 지나친 과장이라고 본다. 통상 등록포기율로도 해석할 수 있는 추가등록 충원율은 수시 6장, 정시 3장으로 진행하는 현 대입 체제에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즉 대입에서의 충원율이 모집인원 대비 최종 등록인원을 얼만큼 채웠는지를 나타내는 ‘신입생 충원율’이나 경쟁률처럼 동등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입시 업계에서는 소위 ‘톱’으로 꼽히는 서울대 의대를 제외하곤 전 학과에서 추합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치대와 약대 등 의약계열도 마찬가지다. 

    등록포기 현상은 반도체 계약학과에만 국한되지 않을뿐더러 추합이 많이 발생하는 학과는 수험생 사이에서 인기가 낮다는 논리도 타당하지 않다. 실제 2023정시에서 성대는 반도체시스템공의 충원율이 138.7%(추합 31명/모집 43명)인데, 약학은 180%(31명/54명), 의예는 166.7%(15명/25명)으로 더 높다. 충원율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성대 문과 최고 인기 모집단위로 꼽히는 글로벌경영이다. 43명 모집에 201명이 추가 합격해 467.4%의 충원율이다. 타 대학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경희대 의대는 44명 모집에 136명이 추가 합격해 충원율 309.1%다. 경희대 전 모집단위 중 최대 규모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의대의 인기가 낮아졌다거나 위기론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충원율을 근거로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저조하다고 주장하는 게 ‘억지 프레임’인 셈이다. 

    수험생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는 기우와는 다르게 반도체 계약학과는 2023정시에서 압도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해 신설된 한대 반도체공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은 반도체 계약학과 중 경쟁률이 가장 높은 1,2위를 차지했다. 각 11.88대1(모집 16명/지원 190명) 11.2대1(10명/112명)로 예체능을 제외한 각 대학의 일반 모집단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기존에 정시 모집을 실시한 고대 연대 성대 3개교는 지난해 3개 학과의 신설로 지원인원이 분산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상승했다. 고대는 전년 5.8대1(10명/58명)에서 지난해 6.73대1(11명/74명)로, 연대는 6.18대1(22명/136명)에서 6.5대1(10명/65명)로, 성대는 3.39대1(36명/122명)에서 3.68대1(31명/114명)로 일제히 올랐다.

    <2024 반도체 계약학과 10개교 510명 체제.. KAIST 연대 각 100명 ‘최다’>
    2024 전국 반도체 계약학과 규모는 10개교 510명이다. 연대가 모집인원을 늘렸고, UNIST 지스트 DGIST가 신설했다.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7곳이다. 2024대입에 지스트 DGIST UNIST의 3개교가 추가됐으며 연대가 정원을 50명 확대했다. 대학별로 KAIST(반도체시스템공) 100명, 연대(시스템반도체공) 100명, 성대(반도체시스템공) 70명, 포스텍(반도체공) 40명, UNIST(반도체공) 40명, 지스트(반도체공) 30명, DGIST(반도체공) 30명까지 7개교 410명 체제다. 특히 3월 삼성전자는 기존에 운영해오던 4개교(KAIST 포스텍 연대 성대)의 정원을 일부 확대할 것이라 밝히면서 2029년부터 7개교 450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곳은 고대 한대 서강대의 3개교다. 올해 한대가 40명, 고대와 서강대가 각 30명을 모집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계약학과 중 연대와 성대는 4년제 과정을 운영하며 KAIST UNIST 지스트 DGIST는 5년제 학석사 통합과정, 포스텍은 유일하게 학사 3년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을 획득할 수 있는 석박사통합 과정 3년을 입학할 수 있는 6년제를 운영한다. 계약학과 학생에게는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전액 지원되며 그 외에도 학업장려금 기숙사비 연구장려금 등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된다. 그 밖에도 대학마다 국제 연수 기회, 인턴십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정부의 첨단 인재 양성 계획과 함께 기업과 정부, 지자체와 대학까지 나서 반도체 계약학과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공장 신설 증설 계획에 대비, 현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력 12만7000명이 필요하지만 지금 수준이면 공급인력은 6만여 명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현장에 투입될 석박사급 고급 인재 역시 부족하다. 산자부에 따르면 연간 부족 인력은 1600명에 달하지만 한 해 배출인력은 약 650명, 석박사급 인력은 약 15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 자체적으로도 복지 개편과 임금 인상 등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학 역시 기업에서 제공하는 장학금과 더불어 학업장려금 연구지원금 등 반도체 인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이공특의 경우 계약학과를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운영해 실무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기업과 협약을 맺고 모집하는 계약학과는 ‘정원외’로 선발한다. 정원외로 선발하는 이유는 계약학과가 별도 설치 및 운영 규정에 근거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산학협력법 제10조(학생정원)를 보면 ‘동법 시행령 제8조 제5항 제1호 및 제2호에 따른 정원은 해당 학년도 학부와 산업교육기관의 입학정원을 통합해 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계약학과는 관련 법률인 산학협력법(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운영된다. 기업과 대학 간 사업에 의해 계약을 통해 운영되는 학과로, 대부분 정부의 산업촉진 전략 등 정책으로부터 시작해 별도로 운영된다. 기존의 정원내 인원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정원외로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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