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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 대폭 축소’ 2023 학생부 기재요령..블라인드효과에 자소서 폐지까지 ´총체적 깜깜이´ 2024학종
  • 등록일
    2023.03.31
  • 자율동아리 활동/수상경력/독서활동/개인봉사활동 대입 미반영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2024대입 학생부종합의 가이드라인 격인 2023학년 학생부 기재요령이발표됐다. 지난해 기재요령과 큰 변화는 없지만, 교육부가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 발표에서 예고한대로 대입에 반영되는 학생부 비교과 항목이 대폭 축소되는 첫 해다. 2022학년부터 학생부 기재 항목이 축소돼 왔지만 2024학년은 그 범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수시부터 축소된 학생부 기재 사항이 대입에 반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과학습발달상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과 교과(내신)성적의 중요도가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세특은 교사가 교과목 별 학생 개개인의 학업능력이나 노력, 활동과정을 관찰한 결과를 기재하는 영역이다. 

     

    2024대입 학생부종합의 가이드라인 격인 2023학년 학생부 기재요령이발표됐다. 지난해 기재요령과 큰 변화는 없지만, 교육부가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 발표에서 예고한대로 대입에 반영되는 학생부 비교과 항목이 대폭 축소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악화되는 ´깜깜이´ 대입.. 블라인드 평가 ´일반고 역풍´ 심화>

    교육부가 공개한 2023학년 학생부 기재요령을 살펴보면 우선 학생부에서 주요 비교과 영역으로 꼽히는 자율동아리, 교내 수상내역, 독서활동 사항, 개인 봉사활동 실적은 2024대입부터 반영되지 않는다. 교과영역에서 영재/발명교육 실적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교육부가 그동안 단계적으로 축소 기조를 유지했던 학종 주요 평가자료인 자소서도 2024대입부터 전면 폐지된다. 2022대입부터 적용된 교사추천서 폐지나 2021대입부터 도입된 블라인드 평가 등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등에 담긴 그간의 개선사항은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부는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특혜 논란이 일자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공정성 강화방안에는 학생부 간소화로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항목이 많아지고, 자소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자소서에는 비교과 활동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검증하기 힘든 사항이 적혀 수험생들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교육부가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발표했던 블라인드 평가나 교사추천서 폐지 등의입시정책은 취지와 달리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이 역풍을 맞는 결과로 나타나 전문가들이 지적이 거세졌다. 서류 블라인드의 도입 취지가 ‘출신 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제 효과는 정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학종 본산’이라고 평가받는 서울대의 2023 수시 결과를 열어보면 블라인드 평가 도입으로 인한 ‘일반고 역풍’은 명확히 드러난다. 2023수시 서울대 수시최초 일반고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자공고 포함)출신은 49.2%(1012명)로 전년(2022수시) 50.4%(1205명)보다 한차례 더 줄어들었다. 반면 특목/자사/영재의 선발비율은 과고를 제외하고 모두 늘었다. 특히 영재학교의 증가폭이 컸다. 영재학교는 2022학년 13.1%(313명)에서 2023학년 14.5%(298명)로의 확대다. 2020학년 10.4%(267명), 2021학년 12%(312명), 2022학년 13.1%(313명), 2023학년 14.5%(298명) 순으로 3년 연속 확대세다.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2021학년부터 도입된 서류 블라인드의 효과가 지난해 역시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자료가 사라지면서, 수시 체제가 약화된 일반고가 오히려 불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 계속해서 힘을 얻고 있다. 일반고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내신에도 불구하고 특목/자사고와 벌어진 수시 체제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2022학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대 수시최초 일반고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자공고 포함) 출신은 1205명(50.4%)으로 전년인 2021대입에서의 1358명(52.4%)보다 줄었다. 반면 자사/영재/과고/외고/국제고는 일제히 확대됐다. 선발인원의 감소로 인원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모두 비율이 늘었다. 특히 자사고는 2022학년 12.1%(289명)로 2021학년 11.9%(308명)보다 늘었다. 영재학교는 13.1%(313명)로 전년 12%(312명)보다 늘었다. 과고는 6.1%(146명)로 전년 5.7%(148명)보다 늘었다. 외고는 9.2%(221명)로 전년 8.6%(224명)보다 늘었다. 국제고는 2%(48명)로 전년 1.7%(45명)보다 늘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교육전문가는 “이는 교육부가 블라인드 평가를 밀어붙일 때부터 예견된 인재였다. 블라인드 도입 이후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확인할 자료가 사라지면서, 수시체제가 약화된 일반고가 오히려 불이익을 얻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개선의 의지 없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일반고의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보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재요령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교육당국의 안일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학생부 전형 간소화를 위한 교사추천서 폐지도 블라인드와 함께 역효과로 작용해 오히려 영재학교와 과고의 입학통로의 문호를 넓혀주었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당시 영재학교나 과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추천서 없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지면서 오히려 이공계 우수인재들의 의대진학을 부추길 것이다는 지적이 거셌다. 

    실제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이 발표한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학년도 수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22수시에서 전국 영재학교/과고 출신 398명이 의약학계열에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의약학계열 수시 최초 합격자의 21.9%가 영재학교/과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심각성을 더했다. SKY의 2022수시 전형은 대부분 재학생이 주로 지원하는 학종/교과전형의 비중이 높은 만큼 2022서울대 수시와 마찬가지로 학종 블라인드가 영재학교/과고의 의약학계열 최초 합격자 확대를 부추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 인재 육성에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쏠림이 발목을 잡으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범부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영재학교/과고의 의대진학을 막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어 우려가 쌓인다.

    대입의 선발 주체인 대학입장에서도 이번 자소서 폐지와 비교과 대입반영 항목 축소로 학생들을 평가할수 있는 자료가 갈수록 축소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평가자인 대학 측에서 세특 관련해 가장 아쉬워하는 점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평가함에 있어서 해당 학생의 과목 성취수준이나 수업 태도 등을 알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라며 “교사들이 해당 학생에 대해 기록을 할 때 수업시간 중심의 학습 태도보다는 대학 전공 내용이나 대학 전공 관련 보고서 하나로 꽉 채우는 경우가 많아 그 학생이 수업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해 평가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학들은 학생부에 드러나지 않은 학생들의 역량을 판단하기 위해 2024전형계획에서 학종과 교과전형 등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면접평가 비중을 늘리거나, 지원 학과와 연관된 과목을 이수했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등 차선책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유웨이와 함께 살펴본다. 해당 자료는 베리타스알파 게시판 내 ‘구독자전용자료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소장은 “수험생은 올해 학생부 기재요령을 숙지하고, 잘못된 기록으로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기재요령 중 학교폭력 관련 내용은 최근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생부 비교과 대입 반영 ‘대폭 축소’>
    교육부가 발표한 ‘2023학생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기존의 개선사항은 유지하되, 학생부의 비교과 반영 사항이 대폭 축소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4학년 대입부터 ‘개인’ 봉사활동 실적, 자율동아리 실적,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청소년 단체활동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된다. 단체/봉사활동을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단체 봉사활동 등에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리의 경우 정규동아리는 교육과정에 편성되고 청소년단체활동과 소논문은 기재할 수 없으며, 자율동아리의 경우 기재하더라도 대입자료로서 반영되지 않는다. 봉사활동도 개인봉사활동 실적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고, 학교교육계획에 따라 교사가 지도한 실적만 대입에 반영한다. 수상경력과 독서활동 부분도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비교과 뿐 아니라 교과에서도 영재/발명교육 실적은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학종에서 주요 평가자료로 활용되는 자소서의 경우 2024학년부터 전면 폐지된다. 사실상 ‘비교과 폐지’를 의미한다. 한 전문가는 “정시가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학종 평가항목들을 대거 폐지한다는 것은 완전한 수능중심의 대입을 진행하겠다는 말과 같다”며 “반복학습이 유리한 정시 특성상 사교육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2023 학생부 기재요령 중 학교폭력 관련 내용은 최근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공직 후보자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입에서 학교폭력 전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뜨겁기 때문이다. 고교 현장에서는 일찍이 학교폭력 관련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해왔지만, 교육적 목적을 고려하여 관련 사실을 학생부에서 삭제하는 조치도 취해왔다. 2023 학생부 기재요령에도 학교폭력 관련 학생부 기록 및 삭제와 관련한 내용이 안내되어 있지만, 이는 최근 불거진 논란 등에 따라 추후 수정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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